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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봉순이 현영한 목사 2021-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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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kpccor.org/bbs/bbsView/20/5933682

 

우리 집에 봄이 찾아 온지 두 해가 지났습니다.

생후 5개월 된 길냥이가

며칠이나 굶었는지,, 먹을 것이 얼마나 간절했는지,,

고기냄새 가득 배인 BBQ 그릴 덮개 속에 몸을 감춘 채

밤새 야옹이며 슬피 울던 어린 생명이

봄빛 아침 햇살 속에 반짝이며 내게 안겼습니다.

잠시 망설이던 제 마음을 어찌 알았는지 

따끔 따끔한 발톱으로 제 옷가지를 꽉 움켜잡고는 야옹거렸습니다.

어떻게 하냐고 호들갑을 보이던 제 아내도 내심 싫지는 안았나 봅니다.

단번에 봄이라는 이름을 지어 부르며

매일 끼니를 챙겨주는 봄이 엄마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어린 봄이 찾아 온지 이년 지났습니다.

그녀는 한결같은 모습으로

매일 아침마다 드넓은 초원을 달리듯

온 방들을 뛰어 다니며 우리를 깨웁니다.

먼저 키우고 있던 우리 부부의 반려견 사랑이를 마치 자기 언니인 냥

장난 섞인 몸짓으로 붙어 다닙니다.

늘 우리 집 정적을 깨는 어린 봄이는

이제 우리의 이 되고 말았습니다.

언제부턴가 봉순이란 이름이 너무 잘 어울려 부르기 시작하면서

정말 우리의 이 되었습니다.

 

사랑이란 봉이 되고 봉이 되어 주는 건지,,

생명의 눈빛이 마술사처럼 변하게 한 건지..

그렇게 우리 집에 어린 봄이는 봉순이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또 몇 해가 흐르면

그녀의 이름은 아마도 봉순자 여사로 불리며

도도녀의 자태를 뽐낼는지도 모릅니다.

 

생명은 아름다운 상상력을 자아내는 매력도 있다는 것을

어린 봉순이를 통해 알아갑니다.

그리고,,

연약한 나에게도 

주저함없이 단번에 안아주시어 영원한 생명의 숨을 불어 넣어주신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다시 한 번 새겨 봅니다. 

 

현영한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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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 Youngmi 2021.7.9 14:34

    한국에는 고등어 냥이와 치즈 냥이 두 부류가 있습니다. 현봉순 여사는 melting (마음이나 애간장을 녹이는) 치즈 냥이네요.

  • 심우성 2021.7.5 19:47

    따뜻함이 느껴지네요. 봉순이와 사랑이의 자는 모습이 너무 귀엽네요. 하나님이 보시기에 저희도 저렇게 보이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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